이스라엘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40%로 떨어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접종률에 힘입어 한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했던 이스라엘은 ‘그린패스’(백신 접종 증명) 제도를 재도입하며 방역 고삐를 조였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22일(현지시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지난 한 달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감염과 경증 코로나19 예방효과가 40%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매체 하레츠가 전했다. 그러나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의 입원 예방효과와 중증 코로나19 예방효과는 각각 88%, 91%에 이르러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날부터 엄격한 방역 규제를 재도입했다. 실내외 100명 이상 참가 행사에 예방접종 완료자, 코로나19 완치자, 음성 판정자만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재도입한 데 이은 조치다.
오는 29일부터는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일상생활을 제약할 수 있는 그린패스 제도도 부활한다. 이에 따라 문화·스포츠 행사, 체육관, 식당, 회의, 관광명소, 종교시설에 가려는 사람은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다음달 8일부터는 의학적 이유로 접종받지 못하는 사람을 빼고 접종받지 않은 사람은 코로나19 검사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이날 Television set 연설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스라엘인 100만명이 나머지 800만 시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의학적 사유가 없는 12세 이상의 모든 시민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건부 산하 백신접종위원회는 코로나19 취약층인 노인들에게 3차 접종(부스터샷)을 제공하는 방안은 반대했다고 공영방송 칸이 전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3번 맞기보다는 화이자에서 개발 중인 특정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추가 백신이 출시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 인구 930만명 중에 62%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1회 받았고, 56%는 2회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과 방역 완화로 지난달 수십명대였던 신규 하루 확진자 수가 이날 1275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 신규 사례에서 텔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이른다. 니잔 호로위츠 보건부 장관은 전날 “앞으로 몇 주간 감염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며 “불행히도 중증 환자 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