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고위 당국자가 일본을 방문할 경우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납치문제에 도음이 된다면 대응”
北 미사일 발사엔 “용납할 수 없어”
4월 미일 정상회담서 北 문제 논의
“7월 올림픽에 바이든 초청할 것”
스가 총리는 26일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도쿄올림픽 때 일본을 방문하는 경우를 가정한 질문을 받고, “납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가능성을 생각해 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스가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 질의에서 김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때 일본을 방문하고 이를 계기로 북일 정상회담을 하는 구상에 관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스가 총리는 또 북한 고위층과 만날 경우 일본인 납치 문제·핵·미사일 등이 의제가 되느냐는 물음에는 “가정(假定)에 대해 답변하는 것을 삼가겠다”면서도 “납치 문제 해결이 우리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개시일인 25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선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탄도 미사일을 포함한 대북 정책에 관해 양국의 협력 방침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핵·미사일, 미일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이와 관련 요미우리 신문은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며, 공동 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일 정부는 다음 달 양국 정상의 첫 대면 회담 후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로 하고, 지난 16일 일본에서 열린 ‘외교·국방 장관회의(2+2회의)’에서 채택된 성명을 기초로 문안 조정에 들어갔다.
구체적으로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미일 안보조약 적용 확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연대 등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담긴다. 이와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및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도 포함될 전망이다.
日 언론, “北 문제 해결 위해 한일관계 개선해야”
한편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기로 대북 정책에 있어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사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요미우리는 16일 사설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 미국과의 대화에 응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 등 양보를 얻어내려는 상투적인 전술”이라고 해석하며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함께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26일 사설에서 바이든 정권이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는 동맹·우호국의 틀을 넓히는 기반으로 한미일 3국 협력의 재건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월 부임한 한국의 주일대사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며 “일본과 한국은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제목의 사실에서 “한미일 3국은 북한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도록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4월 스가 총리와 만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7월 올림픽 참석차 일본을 답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가 총리는 26일 바이든 대통령을 도쿄올림픽에 초청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연히 그렇게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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