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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나발니 석방’ 시위 전국 확산…120개 도시 11만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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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찰들이 23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던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 AFP=뉴스1

러시아에서 수감 중인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 확산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3~24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내 120여개 도시에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진 이번 시위엔 전국적으로 최대 11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만 최대 4만명이 모였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1만여명의 시위대가 거리에 나섰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소셜미디어상엔 시위 진압에 항의하던 여성이 경찰들로부터 구타당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올라오는 등 부상자도 수십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인권 감시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이번 시위 진압과정에서 모스크바 1398명, 상트페테르부르크 526명 등 최소 3521명이 체포됐다.

러시아 경찰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던 시위대를 곤봉으로 진압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러시아의 이번 시위는 작년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나발니가 이달 17일 귀국한 뒤 당국에 전격 체포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2000년대 후반부터 푸틴 정권의 각종 부패·비리의혹을 고발하는 활동을 해왔고, 특히 2011년 12월 러시아 총선 당시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면서 정권의 요주의 대상이 된 인물이다.

나발니는 이후 2018년엔 대통령선거에 야권 후보로 나서 푸틴 대통령과 맞붙으려 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나발니의 2014년 ‘횡령죄’ 판결을 이유로 피선거권을 박탈하면서 출마가 좌절됐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가 있다. © AFP=뉴스1

러시아 당국이 이번에 나발니를 체포한 사유는 ‘2014년 판결에 따른 집행유예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수사기관에 출두해야 하는 등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발니 지지자들은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2014년 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 4억5000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이후 1년 연장)을 선고받았고, 이후에도 러시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배후로 지목돼 체포와 석방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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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 수감 뒤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변호인 접견 외 면회를 불허하고 있지만 ‘시위에 미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진압복을 입은 러시아 경찰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오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 중인 모스트바 시내 마트로스카야 티시나 수용소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 AFP=뉴스1

나발니가 현재 수감돼 있는 모스크바 시내 마트로스카야 티시나 수용소는 옛 소련 시절부터 정치범을 가뒀던 곳으로서 연방보안국(FSB)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SB는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 기관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4일 국영 러시아1 TV에 출연, “이번 시위 참가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이 이번 시위와 관련해 현지 체류 자국민들에게 ‘시위 경보’를 발령하면서 시위 예정지역 등을 상세히 공개한 데 대해 “부적절하다. 이런 행위는 내정 간섭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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