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탈레반 대표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상전에서 잇따라 승리하고, 미군이 철수하면서 현재 아프간 영토의 85%를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의 주장은 당장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의 ‘85% 장악’ 주장에 대해 반응하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전에는 “아프간 영토의 3분의 1을 통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작년 2월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국제동맹군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했다. 
미군은 오는 9월11일까지 철수를 완료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달 2일 핵심 군사 거점인 아프간 바그람 공군 기지를 반환하는 등 속속 아프간을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목표를 달성했기에 8월 31일까지 철수를 완료할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가 국가 전체를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세대의 미국인들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아프간에서 미군·국제동맹군 철수가 완료되면 탈레반이 득세하면서 친미 성향의 아프간 정부가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왔다.
또, 탈레반에 반대하는 민간인들이 다시 무장에 나서면서, 내전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실제로 탈레반은 최근 이란,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중국, 파키스탄 등 다른 5개 이웃 국가와의 접경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4월 철군 시한을 발표한 뒤 탈레반은 수십 개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며 점령지를 넓혔고, 일부 지역은 싸우지 않고 무혈입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무차별적 학살을 자행했던 이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점령지를 관리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AFP통신에 “우리 전사들이 이란과 국경에 있는 이슬람 칼라 마을,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에 있는 토르곤디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라디오는 300명의 아프간 정부군과 민간인들이 탈레반의 공격에 밀려 이란으로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군은 탈레반으로부터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중국, 인도, 러시아에 “테러와 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 중국과 러시아 모두 안보 공백 상황에서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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