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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궤변 “70억弗 인질 잡은건 한국”…청해부대 현지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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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한국 유조선 나포 ◆

사진설명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호가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나포될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 오른쪽 붉은 원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타고 온 고속정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5일 이란에 억류된 한국 국적 유조선 선박과 선원들이 조기에 풀려날 수 있도록 현지에 교섭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전날 유조선 억류 직후 청해부대가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한 데 이어 군사·외교적으로 긴박한 대응에 나섰다. 이날 청와대도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선박 억류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상시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담당 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이 이란 현지에 급파돼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 현지 해결을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에는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반장으로, 해양 환경오염 담당자를 비롯한 관련 부처 인원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란 측이 선박 억류 원인이 환경오염과 관련돼 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기 때문이다.&#13

이란이 왜 한국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는지를 두고는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 매체를 통해 “나포 이유는 해양오염”이라고 밝혔지만, 미국 제재를 풀기 위해 한국 유조선을 지렛대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5일 초치된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가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설명5일 초치된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가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는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란 자금 70억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5일 로이터에 따르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만약 인질극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금 70억달러를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이란 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약 70억달러(7조6000억원)가 동결돼 있다. 미국의 제재로 외화난이 심각해진 이란 정부는 한국이 이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쉽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최근 이 자금을 이란의 코로나19 백신 구입에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이란이 한국, 미국 등과 논의해 왔다. 우리 외교부도 이 같은 논의를 위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테헤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중앙은행 자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선박 억류 사건이 터진 것이다. 최 대변인은 “(최 차관의 이란 방문에서) 최근에 발생한 선박 억류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연히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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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는 나포된 한국 선박이 해양오염 행위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마수드 폴메 이란 해운협회장은 5일(현지시간) “한국 배는 반복적인 환경법 위반 혐의로 나포됐다”며 “반드시 환경오염에 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이 전했다. 다만 폴메 협회장은 구체적인 환경오염 사례나 배상금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다.&#13

외교부는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재차 요청했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이번 억류가 단순한 기술적 사안이라는 이란 정부 입장을 재차 밝혔으며, 이란 외교당국도 최대한 조기 해결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최 대변인은 설명했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선원들은 안전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안전하다”며 “(그들의) 건강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13

앞서 국방부도 전날 우리 국적의 유조선이 나포됐다는 상황을 접수한 직후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 현지에 급파했다. 청해부대 33진인 최영함(4400t급)은 이날 새벽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도착해 나포 상황에 대응하는 한편 호르무즈해협을 왕래하는 다른 한국 국적 선박들의 항해 안전을 위한 임무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국적 선박은 하루 6척 정도다. &#13

이날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점을 고려해 청해부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제한됨을 양해해주길 바란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13

주로 소말리아 아덴만 인근 해역에서 국내 선박 보호 임무을 수행하던 청해부대는 지난해 1월 작전 반경을 기존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한 바 있다. 현재 작전에 투입돼 있는 최영함에는 해군 특수전전단 소속 장병 등 약 300명 규모의 병력이 승선해 있고, 해상작전헬기 1대도 탑재돼 있다. &#13

[한예경 기자 / 김덕식 기자 / 연규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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